스스로 더 귀찮게 하라.
작성자 최고관리자

출강하는 대학의 수업에서 모든 학생에게 ‘나는 이런 꿈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 수업을 진행했다. 학기 초부터 수업 시간에 공지를 했고, 학생들이 성적에 반영된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인 모습으로 대학생활을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수업이기에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스펙과 시간 관리에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일하고 싶은 직무나 간절히 원하는 직업이 있을 때 일상의 열정은 달라진다. 학생들이 그런 열정을 갖기 바랐다.

 하지만 학생들의 발표를 보면서 몹시 실망했다. 물론 모든 학생의 발표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많이 아쉬웠다. 발표 시간만 잘 넘기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 보였다. 준비한 원고를 무작정 읽어가며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학생들, 약속된 발표시간보다 턱없이 짧은 발표, 교탁 뒤에 숨어 PPT화면만 보며 읽는 학생들... 그리고 발표의 내용은 더했다.

“저는 아직 꿈이 없습니다. 그래서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막연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취업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겠습니다.”

학생들의 발표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학생이라면 나는 지금 어떻게 했을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비슷한 모습일게 분명하다. 아니면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해도 된다. 하지만 아쉬움은 분명 많이 남았다.

발표를 앞두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아마도 ‘그 몇 분만 넘기면 된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멋지고 당당한 자신의 꿈에 대한 발표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귀찮은 순간’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반대로 스티브 잡스의 흉내를 내면서 발표를 진행한 학생은 PPT자료를 만들고 몇 번이고 연습을 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인 의미에서 괴롭히는 사람이 더 발전할 수 있다. 그저 잠시 창피하면 되는 시간정도로 여기기보다 멋진 발표를 위해 몇 번이고 연습하는 모습! 꿈을 향한 열정의 에너지도 분명 다를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느긋하고 관대하다. 하지만 주변 사람의 변화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수업을 마칠 때 쯤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울 때 그 아이가 학교에서 선생님 질문에 팔도 번쩍 들고 발표도 당당하게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죠?” 학생들은 대답한다. “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스피치는 자신의 역량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은 많은 구직자들이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나 스펙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 면접에서 어떤 사람을 채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역량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이 선택받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자신의 역량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선택받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팔굽혀펴기 몇 번 한다고 근육이 생기지 않는 것처럼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평소 꾸준한 연습이 중요한 순간 자신의 역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귀찮고 창피한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자신을 조금 귀찮게 해야 한다. 스피치를 할 때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생각해보고 그 부분부터 하나씩 개선해 나간다면 누구라도 멋진 스피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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